기대를 버려야 제 명에 살 수 있을 것 같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0점 맞으면 F학점 대상자가 되지만 영화감상문 10장을 제출하면 F만은 면하게 해주겠다고 공지했었는데, 그 영화감상문 10장을 돈주고 구매해서 제출하거나 인터넷 여기저기서 긁어서 장수를 채워서 낸 학생들이 두명이나 있다. 표절검색기 같은 고급 프로그램이 없어도 그냥 아무 문장이나 복사해서 구글링해봐도 다 검색된다. 심지어 첫 줄에 나오는 과목이름까지도 안 바꾸고 그대로 냈다. 부정행위를 해도 정말 허술하기 짝이 없도록 해놨다.

 

법과 규정을 위반해서 위험한 투자를 감행한 바람에 230년 전통의 영국 최고의 은행을 부도낸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을 보여주고 감상문 쓰라고 한 건데 그 감상문을 이런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제출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이런 짓을 할 경우에 F학점 부여하겠다고 강의계획서에도 명시해놨고 며칠전에 공지까지 띄워서 알렸건만, 발견 안되면 F학점 면하게 되고 발견되어도 어차피 F학점이라 밑져야 본전이라 생각하나보다.

 

뿐만 아니라, 중간고사 0점이 아닌 학생들에게도 동일한 영화에 대한 감상문 1장을 써서 제출하라고 했는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신문칼럼을 거의 그대로 베껴서 낸 친구가 있다. 어투 좀 바꾸고 문단 앞뒤 바꾸면 모를 거라 생각하나보다. 이 친구는 이런 짓 하지말라는 공지를 분명히 본 것으로 CLASSTING 기록에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수정한다고 수정해서 올린 감상문도 여전히 그렇다. 도대체 무엇을 왜 수정한 걸까?

 

4학년씩이나 되어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직업윤리를 그렇게도 강조했건만 이 친구들이 졸업해서 취업하면 앞으로 또 어떤 일을 벌일지 가슴이 답답해지는 순간이다. 한 학기동안 나름대로 열과 성을 다해서 가르친 내 스스로가 정말 바보 등신 같이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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