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감독을 하면서 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생김새를 보자면 아직 어린애들이다. 어린 티가 난다. 본인들은 부정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미간을 찌푸리고 시험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사진 찍어서 부모님들께 보여드리고 싶을 정도다. 다른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하다. 이렇게까지 학점에 목을 매야 하나 싶어서 말이다.

저녁에 시험이 끝나고 새벽까지 채점을 해보니 웬걸? 생각보다 점수가 좋다. 평균 51.6점. 평균 30점 이하를 예상했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중간고사보다 어렵고 범위도 넓었는데도 평균점수가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월드컵 기간인데도 말이다. 물론 한국이 스웨덴에 진 탓에(이건 내 예상대로다. ㅜㅠ) 별 영향이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뿐만 아니라, 만점자가 대폭 늘었다. 중간고사에서는 만점자가 단 두명이었는데 이번엔 열댓명이나 된다. 오... 착하다! 다들 이제 오픈북 시험에 적응한 걸까?

그래서 최대한 너그러워지기로 했다. 원래 꽉꽉 채워서 주는 스타일이긴 했지만 이번엔 아예 D도 안주기로 했다. 규칙상 F가 부여될 수 밖에 없는 극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A+, B+, C+만을 꽉꽉 채워서 부여했다. 성적을 확인해보고 다들(특히 하위권 학생들) 기뻐할 걸 생각하니 나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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