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결과가 나왔군요. 점수는 여기 공개하지 않겠지만, 매우매우 낮게 나왔네요. ㅠ.ㅠ 다들 중간고사 망치고 악의를 품고 낮은 점수를 준 모양입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나는 최대한 학생들한테 좋은 점수를 주려고 하는데, 학생들은 본인의 중간고사 절대점수가 낮다고 강의평가를 매우 나쁘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네요. 결국 최종등급 받고 나면 나한테 미안해할 거면서... 학생들의 주관식 강의평가와 그에 대한 내 답변을 여기에 공개합니다.
 
1. 시험이 오픈북으로 진행되긴 하지만 점수를 획득하는 게 많이 어려웠던 것 같다. 또,문제들 또한 교수님께서는 난이도를 매우 낮췄다고 하셨지만 실제로 시험에 응시해 본 결과 점수를 받는 건 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아닌 기존에 알고있거나 고등학교 때 이미 배운 내용의 문제들이였어서 그러한 부분들을 봤을 때 시험출제의 기조나 난이도를 한번 더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답변: 통계로 보면 점수를 획득하기 어려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로 보입니다. 하지만, 중간고사에서 90점 맞은 학생도 있었고, 기말고사에서 70점도 여러명 나온 걸 보면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책에도 써놨지만, 이 과목의 내용은 고등학교 수학 내용에 약간의 살을 붙인 정도의 내용이고, 고등학교 수학 내용도 지속적으로 복습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쉽다고 느낀 문제들은 고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거나 그에 준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당연히 높습니다. 그외의 내용을 다루는 문제를 틀린 학생들은 이 과목의 내용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고등학교 내용의 수학문제를 등장시킨 이유는 이 과목을 불성실하게 이수한 학생(취업 등 포함)이라도 이 과목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모두 0점 맞아서 졸업이 미뤄진 4학년 학생의 안타까운 사례도 있습니다만.
 
2. 책 출간을 엄청 늦게 하셨는데 그때까지 강의자료 한 단원만 주시고 안 올려줘서 엄청 불편했음
답변: 책 출간이 늦은 것은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 출간 직전까지의 강의자료는 다 올려줬는데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면 안되지요.
 
3.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답변: 좋게 봐줘서 고맙습니다.
 
4. 개인적으로 여러 방면에서 너무 좋았던 강의였습니다! 다른 전공 강의들에는 답지가 없는 경우가 거의 대다수인데, 교수님의 책은 답지까지 있어서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의 구성 또한 너무 좋았는데 수학 기호들도 많고 그래프들도 나오다 보니, 책을 쓰시는 입장에선 조금 힘드셨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ㅎㅎ 비록 1학년 학생들이 아직 전공 강의에 익숙치 않아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앞으로 수강할 2학년 전공핵심 과목인 수리경제학, 그리고 경제통계분석 수업에 1학년들이 이 강의를 통해 분명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입학할 때는 이 경제금융수학이 개설되지 않았어서 아쉬우면서도, 1학년이 아닌 경제금융학부의 다른 학년들이 들어도 유익한 강의가 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한 한기 동안 강의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답변: 오~ 고학년 학생이군요. 그렇죠? 1학년 학생들도 지금은 불평이 많겠지만 지나고 보면 이 강의가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었다는 걸 깨달을 날이 올 걸로 믿습니다. 2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전공과목을 들어보면 내 책과 내 강의가 얼마나 친절했는지 알게 될 겁니다. 학생들이 내 책 한 5페이지만 그대로 각종 소프트웨어로 재현해보세요. 내가 얼마나 고생했을지 바로 느끼게 될 겁니다. 정말 죽을 뻔 했습니다. 여튼 이렇게 내 의도와 노고를 알아주는 학생이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한 학기 동안 어려운 강의 듣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5. 너무 어려워요 학생들 다 이해 못합니다
답변: 1학년 학생이군요. 이것보다 더 수준을 낮추면 고등학교 수학이에요.ㅠ.ㅠ
 
6. 교수님, 먼저 학생들의 편의를 봐주시고 학생들을 위해주시는 점 항상 감사드립니다. 다만, 에브리타임에 올라오는 소수 학생의 발언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학생들도 에브리타임은 걸러서 봅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 불가피하게 보긴 하지만 익명 커뮤니티다 보니 발언이 극히 자유롭고 이로 인해 걸러서 보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교수님은 저희들 학생처럼 에브리타임에서 정보를 얻으실 일도 없으시고, 여론 체크라는 명목하에 들어가 보실 수는 있지만 소수의 의견을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에브리타임 내 소수의 의견을 읽고 기분이 나쁘실 수는 있으나 이에 대해 기분 나쁨을 표출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신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학생 입장에서는 심히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교수님이 두 번 정도 그런 글을 티스토리에 올리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런 장문의 글을 읽고 전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던 학생 입장에서도 마냥 기분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교수님이 기분 나쁘다고 올리셨던 에브리타임 글을 들어가 보면 막상 댓글에는 교수님 편에 서서 반박하는 댓글뿐이었던 글도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것만큼 삐딱한 학생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에브리타임 내 소수의 의견을 대다수의 의견으로 생각하지 않아주셨으면 하고, 에브리타임 내 글은 적당히 걸러서 읽으시거나 그로 인해 기분이 너무 나쁘시다면 에브리타임을 보시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겠습니다... 한 학기 동안 감사했습니다.
답변: ㅎㅎㅎ 일부러 더 강하게 반응한 겁니다. 에브리타임뿐일까요? 내가 대학 다닐 때에는 각 대학 홈페이지에 자유게시판이라는 게 있었는데, 익명으로 온갖 쓰레기 같은 글들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그게 에브리타임과 같은 모바일 앱 형태로 바뀐 것 뿐이지요. 하지만, 익명으로 단순히 불만을 표출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음해하고 다른 사람들을 오도하는 글을 올리는 경우에는 그것이 동료들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악영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그런 학생들에게 깨우쳐주고 싶었던 겁니다. 그래서 장문의 글도 쓰고 강의평가나 시험관련 자료도 블라인드 처리해서 학생들한테 불편을 끼친 겁니다. 그렇게 했더니 에브리타임에서 최소한 나를 음해하거나 다른 학생들을 오도하는 글들은 싹 사라지더군요. 그 친구들도 깨달은 바가 있을 겁니다. 본인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고, 그런 불편함을 겪는 학생들이 본인을 비난하는 걸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들으면서 불안했겠지요.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고, 학생 시절에 이런 거 못 고치고 사회에 나가면 얼마나 더 큰 사고를 칠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렇게 반응한 겁니다.
 
7. 수업내용이 너무 어려웠으나 열심히해보니 재미있었다
답변: 오~ 훌륭한 학생이군요!
 
8. 교수님의 수업 금융에 대해 입문하기 좋은 수업이였습니다
저의 성적은 좋지 못하지만 그래도 경제금융수학을 공부하면서 금융수학을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고등학생때 처럼 공식만 달달 외울게 아니라 이 공식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 지, 공식의 증명 방식까지 모두 이해해야 함을 알게 됐습니다
비록 성적은 좋지 않더라도 공부 방향과 방법에 대한 것은 확실하게 알게 해준 수업인거 같습니다
에타에.. 올라오는 이상한 말은 무시하시고 늘 좋은 수업 해주셔서 감사해요
건강하세요 교수님, 한학기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답변: 오~ 보통 본인의 성적이 나쁘면 강의평가를 엉망으로 하고 나를 음해하는 경향이 있던데, 학생은 매우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군요! 그러한 모습 높이 평가합니다. 에타에 올라오는 글과 관련해서는 위의 6번 학생의 평가에 대한 답변으로 갈음합니다.^^ 한 학기 동안 어려운 수업 듣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9. 화좀 그만내주세요
답변: 6번 학생처럼 좀 완곡하고도 우아하게 표현할 수는 없었을까...
 
10. 쉽게 설명해주시고 반복적으로 긴 식 적으시는 것도 귀찮으실텐데 다 적어서 보여주셔서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주시고 시험 결과와 같은 것들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해주셔서 알기 좋았습니다.
답변: 나의 힘듦을 알아줘서 고맙군요. 정말 식 다 적는 거 엄청 힘들어요.ㅠ.ㅠ 체력적인 한계가 막 느껴진달까... 한 학기 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11. 이 학기에서 많이 새로운 것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답변: ㅎㅎㅎ 사실, 수학적인 내용 자체는 고등학교 수학에 살짝 더 얹은 정도라 별 게 없지만, 그게 어디에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보면 뭔가 많이 배운 것 같은 느낌이 들지요? 고학년에 공부 잘 하는 학생인듯. 고생 많았습니다.
 
12. 교수님 이번 학기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답변: 학생도요!
 
13. 이번학기 잘 들었습니다 교수님 항상 건강하세요
답변: ㅎㅎㅎ 힘에 부치는 게 느껴졌나요? 이번 학기 강의평가에는 건강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군요.^^
 
14. "교수님. 저는 이제 졸업합니다!! 복수 전공을 시작하고 파생금융상품부터 경제금융수학까지,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매 학기 좋은 강의 감사했습니다.
답변: ㅎㅎㅎ 내 강의 시리즈를 다 듣고 졸업하는 모양이군요.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졸업하고 어디서 무엇을 하든 계속 성장하는 모습 보여주기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
 
15. 재미있게 수업을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답변: 오~ 수학 수업에서 재미를 느꼈다니! 오~ 훌륭훌륭!
 
16. 교수님, 비록 시험 성적이 낮게 나오더라도 교수님께서 해주시는 수업은 정말 집중도 잘 되고 재미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답변: 오~ 8번 학생과 같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 높이 평가합니다! 재밌게 들어줘서 고맙습니다. 한 학기 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17. 감사합니다
답변: 천만에요
 
18. 없어요
답변: 그래요?
 
19. 없습니다
답변: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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