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결과가 나왔네요. 주관식 평가만 공개합니다.

 

학생들은 듣기 싫겠지만 한 학기 동안 강의하면서, 또 강의평가결과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매년 학생들의 열정과 실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동일한 내용을 강의한 작년(2015년 강의평가)과 재작년 강의평가(2014년 강의평가)를 보면 여러분 스스로도 그런 점이 느껴질 겁니다. 매년 학생들의 강의평가를 바탕으로 강의방식을 개선해왔지만 강의평가는 오히려 더 안 좋아졌네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대대적인 개혁을 할까 합니다.

 

(1) 결시, 출석미달, 부정행위, 기타 상식에 어긋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무례한 행동에 대해서만 F학점을 부여하겠습니다. 결시가 아닌 이상 0점을 맞더라도 성적은 부여하겠습니다. F학점자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0점 방지용 문제까지 내고 반드시 나온다고 강조를 한 문제를 냈음에도 기여이 0점을 맞아서 F학점을 맞는 학생들이 20% 가까이 된다는 사실이 더 놀랍습니다. 이런 학생들까지 학점을 부여했으면 좋겠다고 하니 씁쓸하네요. 하지만 취업준비 등으로 갈수록 팍팍해져가는 학생들의 상황을 적극 고려하여 시험에 응시해서 0점을 맞는 학생들은 D0를 부여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물론 다음번 강의부터.

 

(2) 수업참여점수 제도와 퀴즈를 완전히 폐지하겠습니다. 애초에 칠판에 나와서 문제풀이를 하는 것으로 수업참여를 했었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오답률이 높아서 밴드를 이용한 선착순 방식으로 수업참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중간고사를 앞두고 이런 방식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었습니다. 손이 빠르고 계산이 빠른 사람만 계속해서 점수를 얻는다는 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중간고사 이후에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퀴즈를 보는 방식으로 수업참여의 형태를 바꿨습니다만, 강의평가를 보면 이것도 불만이네요. 퀴즈 내용이 엄청 어려웠던 것도 아니고, 중간고사의 핵심 내용이어었던 머튼 모형을 외워서 적어보라는 것, 머튼 모형을 계산해보라는 것 정도였는데도 백지를 낸 학생이 많아서 내가 더 놀랐습니다.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데, 그 스트레스는 반드시 공부했어야 할 가장 기초적인 내용조차 공부하지 않아서 스스로 자초한 겁니다. 심지어 중간고사를 위해서 공부했던 내용들을 위주로 퀴즈를 봤는데 말이지요. 이런 경우는 지난 몇년간 한번도 보지 못한 모습입니다. 학생들한테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수년간 강의평가를 보면 학생들은 근본적으로 수업참여나 퀴즈를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교수학습센터에서 교수법 관련 강의를 들어봐도 전세계적으로 21세기는 학생주도형 강의가 대세인데 우리 학생들은 19세기적인 교수중심의 강의를 여전히 선호하는 모양입니다. 수업참여점수, 퀴즈 운영하면 저도 힘듭니다. 채점하고 점수주고 관리하는 게 보통일이 아닙니다. 학생들도 싫어하고 나도 힘드니 폐지가 정답인 것 같습니다. 수업참여점수 제도를 학생들과 토의해서 정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지금까지 학생들이 보여준 모습을 보건대 아마 대다수의 의견은 수업참여와 퀴즈를 폐지하자는 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폐지합니다. 다음 강의부터.

 

(3) 이제 머튼 모형은 가르치지 않겠습니다. 대신 포트폴리오 이론과 CAPM, APT를 가르치도록 하겠습니다. 수업내용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데, 머튼 모형 하나를 외워서 그걸로 계산하는 게 한 학기 내용의 대부분인데 이게 어렵다는 건... 글쎄요. 작년과 재작년 강의평가를 보면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는 수업참여와 과제가 힘들다는 쪽이었는데 의아하네요. 내가 알기로 머튼 모형을 학부에서 가르치는 교수는 전세계에 조승모 교수 밖에 없습니다. 왜 머튼 모형을 가르치느냐 하면, 공식 몇개만 알면 그걸로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금융현상이 다양하기 때문이지요. 주가도 계산할 수 있고, 이자율도 계산할 수 있고, 부도확률도 계산할 수 있고, 대리인 문제도 다룰 수 있고, M&A도 다룰 수 있고, 자본구조도 다룰 수 있지요. 또한 가치투자에 기반한 기업분석보고서도 작성할 수 있고.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도저히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 주제들을 다루려면 각기 다른 이론과 틀로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수 밖에 습니다. 1,000페이지 내외의 두꺼운 투자론 교재, 재무관리 교재들을 보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튼 모형이 그렇게도 어려워서 불만이라니 다음번 강의부터는 다시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기타의 불만사항에 대해 해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학생들이 백지를 내는 퀴즈를 왜 자꾸 보느냐? 수업참여점수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학생들한테 많은 기회를 주어 점수를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이것도 불만이라니 놀랍습니다. 게다가 퀴즈 직후에 모범답안까지 올려줬는데도 아무 것도 모르고 다음 퀴즈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다면 그건 학생 본인의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2) 본인이 공부 안한 부분에서 문제가 나와서 화가 난 모양이군요. 시험내용은 수업중에 다루었던 핵심내용을 이용해서 풀 수 있도록 출제했습니다. 그리고 변별력은 아주 높은 과목이었습니다. 여러분의 총점을 엑셀로 정렬시켜보면 동점자는 딱 두 커플 나옵니다. 일부분에서만 시험문제가 나온다느니 변별력이 없다느니 복불복이라느니 근거 없는 루머는 만들지 말아주세요.

 

(3) 또 인큐믹스 학생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네요. 인큐믹스 학생들도 B+를 받은 학생들이 많고, F를 받은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재무에 대해 지식이 있는 학생들도 머튼 모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별다른 어드밴티지는 없습니다. 머튼 모형을 가르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으니까.

 

아래 영어강의 첫번째 학생의 평가처럼 이런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은 학생 본인한테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성찰부터 먼저 했으면 좋겠네요.

 

기타 이 강의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준 학생들한테는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물론 쓴소리를 한 학생들도 개선할 점을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개선된 내용으로 학생들을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한 학기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영어수업의 강의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강의에 대해서 불만을 표출하는 학생들이 몇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이 수업은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실용적
인 과목이었습니다. 성적과는 상관없이 정말 듣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과목입니다. 퀴즈나 과제물에 대해서 불만
을 표출하는 학생들의 의견은 그 학생이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적합한 과제와 퀴즈는 수업을 따라갈 수
있게끔 해주는데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2. 교수님 홈페이지를 통해 자료를 공유해주시고 교수님의 생각을 올려주셔서 소통의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열정적
인 강의 감사합니다.

 

3. the professor is very reliable, responsible and humorous. He speaks English very well

 

4. 중간고사 첫 문제를 틀리니 70점이 날아갔습니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속상합니다. 계산실수도 실력으로 평가하시
는 교수님의 의도를 알고 더 꼼꼼하게 문제를 풀겠습니다. 강의에 대해서는 영어강의에 충실하게 한국어 한 번 안
쓰시고 영어로 하시는 모습이 멋지셨습니다. 같이 듣는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됬을거라 확신합니다. 수고하
셨습니다.

 

5. 간단 명료하게 수업진행하셨고 만족합니다.진도빨리 끝나서 좋네요 ^^

 

6. 전공 중에도 어려운 내용이 가득한 수업이지만 교수님의 수업 능력이 뛰어나 쉽게 받아들였습니다

 

7. 어려웠던 머튼모형을 쉽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어수업의 강의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8. (1) 중간고사에서 반 정원의 20% 이상이 에프를 받음.
(2) 중간고사 이후 불시에 친 퀴즈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0점을 받음. 이후에도 불시에 2연속 퀴즈를 쳤으나 학생
들의 성적은 거의 바닥
수강생의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많았음. 20%이상의 학생들이 에프를 받고, 바닥에 가까운 성적이 나옴
에도 계속해서 실시했던 퀴즈들. 왜 그렇게 하셨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음. 수강생들의 성취 진작에 효과적인 수업
진행이었나 의문이 듬.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진행되었던 퀴즈는 최악이었음. 학습의욕이 많이 떨어짐. 확실
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재무 관련 공부를 했거나 인큐믹스? 활동을 했던 친구들이라면 성적을 너무나도 쉽게 받아
가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라면 항상 에프의 위기감을 느껴야함. 변별력 부분에서 최악. 수업 내용 중 아주 일부
분만 시험에 나오므로 복불복 성격이 강하다고 느낌. 특히 수업참여 부분에 있어서 많은 개선 필요.

 

9. 초기에 수강정정을 할까도 생각 했지만 수포자도 쉽게 참여 할 수 있었던 수업인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10. 교수님께서 항상 공정하고 공평하게 학생들을 평가하였고 밴드를 통해서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셔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다음학기에도 교수님 수업을 듣고 싶습니다.

 

11. 초기에는 어려웠지만 뒤에는 그래도 할만 했습니다.

 

12. 수업참여 점수를 방식을 선정할 때 학생들과 토의를 통하여 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3. 학교를 다니면서 수학 위주의 수업이 수업시간 내에 완벽히 이해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최대한 쉽게 설명해주
시고 복습까지 수업시간 내 진행해주셔서 정말 좋았던 수업이었습니다.

 

14. 철처한 예복습을 통해 강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성적을 산출하는 데 있어서 공정하였으며
학생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15. 너무 어려워요

 

16. 알찬 강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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