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학부 취업동아리들의 신입기수 선발이 있었다. 학부에서 정식으로 지도교수도 선임되고 예산도 지원되는 동아리들이다. 그런데, 작년부터 신입기수 모집난이 시작되더니 올해는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조만간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과 비교해서 올해 지원자들이 달라진 점은 우선, 지원해놓고 아무 말도 없이 포기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다. 포기한다고 미리 연락을 준 학생은 소수에 불과했다. 면접시간에 오지도 않고 연락도 안되고... 작년까지는 이런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만약, 취업시장에서 영남대생들이 지속적으로 이런 행태를 보인다면 기업입장에서 영남대생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건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누를 끼치는 행위이다. 그리고 면접관들의 귀중한 시간은 어쩌라는 건가?

둘째로 달라진 점은, 일부를 제외하고 지원자들이 대체로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라는 점이다. 작년, 재작년에는 들어오고 싶어서 별의 별 방법으로 스스로를 어필하는 분위기 였는데 올해는 기본적으로 말을 잘 안하는 느낌이랄까...

마지막으로, 지원대상 동아리에 대한 사전정보도 없이 지원한 학생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작년부터 지원자가 급감해서 올해에는 학생회차원에서도 동아리 공동설명회나 홍보행사도 대대적으로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별생각 없이 지원한 지원자가 늘었다. 만약, 취업시장에서 지원기업이 뭘 하는 회사인지도 모르고 그냥 열심히 할테니 뽑아달라고 호소한다면 뽑아줄까?

최악의 청년실업 상황을 맞아서 학생들의 대응이 어째서 거꾸로 가는듯한 인상인지 모르겠다. 기업이라는 조직에 들어가고자 하면서 정작 개인주의적인 행태가 강화되어 나타나고, 더 치열하고 열정적이어야 할 시점에 어째서 더 소극적이고 소심하게 변해가는 걸까? 학생들이 이렇게 행동한다면 과연 학교나 교수님들이 힘이 날까?

취업동아리의 멸종은 이제 시간문제인듯 하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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