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서 창의력을 길러야 한다고들 하는데 도대체 창의력이란 게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그럼 새로운 것은 어떻게 만들어내는가? 기존에 존재하는 것을 개선하거나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것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게 된다.
기존의 것을 개선하려면 기존의 것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어디를 개선하면 좋을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려고 해도 기존에 뭐가 있고 그것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잘 알아야 내가 만드는 것이 기존에 있던 것인지 완전히 새로운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기존에 있던 것부터 우선 알아야 한다. 그것도 아주 잘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력은 분야에 특화될 수 밖에 없다. 한 사람이 모든 분야를 다 알 수는 없으니까. 새로운 요리를 잘 개발해내는 사람한테 새로운 소설을 쓰라고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결국 창의력은 분야에 특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분야를 잘 알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제 막 뭔가를 배워가는 과정에 불과한 초중고대학의 교육과정에서 과연 창의력을 강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한테 분야도 정하지 않고 창의력 창의력 외쳐대는 건 그래서 본질적으로 공허한 구호에 불과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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