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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시험 쏠림, 설 자리를 잃어가는 청년들 - 한대신문 ::  빛나는 예지, 힘찬 붓줄기

전문직을 향한 청년층의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경기 불황과 사기업 신규 채용 축소로 인해 전문직을 선호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발생할 사회적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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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하다는 말도 옛말이 되어가는 것 같다. 전화기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공대에서조차 전공별로 취업률 양극화 조짐이 보일 정도니까 말이다. 문이과 관계 없이 취업시장에서 앓는 소리만 들린달까?

공무원 시험도 예전같지 않다. 각 직급별로 경쟁률이 몇십년만에 최저일 뿐 아니라 의원면직하는 젊은 공무원의 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하니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공무원 열풍도 10여년만에 막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다들 전문직으로 몰린다. 대학 입시판에서는 의사라는 전문직을 두고 최상위권 학생들이 자웅을 겨루고 있다. N수를 해서라도 말이다. 의대가 아닌 진로를 택한 학생들도 전문직으로 몰리긴 마찬가지다. 법률신문 등을 보면 주요 전문직 자격증 응시율이 매년 역대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국가적으로 보나 취준생 개인으로 보나 안타까운 일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과학기술 분야에는 우수한 인력이 잘 모이질 않는다. 취준생 개인으로는 수년간의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를 시험에 쏟아야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불확실하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순수하게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이런 상항은 진짜 고구마 6.02x10^23개를 물도 없이 꾸역꾸역 먹는 느낌이다. 제자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고 불쌍하다. 특히 MT 같은 행사에서 티없이 밝은 얼굴로 즐겁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더욱 그렇다. 귀엽긴 하다만...

그래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뭔가를 준비하고 있고 또 잘 준비된 학생들은 덜 안타깝다. 이 친구들은 그나마 희망이 보이니까. 정말 안타까운 학생들은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학생들이다. 이런 현실을 말해주면 그제서야 큰일 났다는 표정을 짓는 학생들 말이다. 현실을 모르니 현실에 맞는 준비는 하나도 되어 있지 않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뭔가를 바라고 있는 학생들 말이다. 그런 학생이 4학년이거나 특히 4학년 여학생일 경우 안타까움은 10^23배 배가된다.

꼭 전문직이 아니어도 좋다. 스스로 좋아하는 일이든 좋아하진 않지만 처우가 괜찮은 일이든 뭐든 현실을 알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면 다행이다. 그런 학생이라면 비록 노력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경험이 다음번 도전의 밑거름이 될테니까.

개미와 베짱이 우화가 이런 상황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물론, 베짱이처럼 여름을 즐기더라도 잘 풀리는 사람이 있긴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베짱이는 겨울을 이겨내기 어렵다. 의대 열풍과 전문직 열풍을 보면 이런 말을 하는 내가 꼰대라서 그런 것 같지만은 않다. 괴롭더라도 현실을 직시하는 것부터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키팅 선생의 Carpe Diem은 개미에게나 어울리는 말이지 베짱이에게 해줄 말은 아니다. 아... 죽은 시인의 사회 모르려나?

PS - 본인의 역량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 하는 판단을 할 때에는 그런 역량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남들이 기피하는 어려운 과목을 수강해서 남들이 갖추지 못한 역량을 갖추어야 경쟁력이 생기지 않겠는가? 물론 그 역량이 현실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하겠지만. 그러니 쉬운 과목만 이수하는 것은 졸업장을 쉽게 따는 방법일지언정 취업에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PS - 예전에 이런 글도 썼었지만 이젠 이런 글이 먹히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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