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최악의 청년실업사태를 맞아 정부와 대학이 창업을 그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창업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도 조금씩 늘어나고있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 대부분은 창업에 관심만 있을 뿐 정작 창업과 관련된 정보에는 어두운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청년창업과 관련해서 대학생들이 알아야 할 사항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 창업 Vs. 취업

창업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사실, 창업에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우리나라여서 그런 게 아니라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처럼 창업실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쉽게 재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고 있는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제도적인 측면이 아쉽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의 성공률은 미국이나 이스라엘도 낮긴 마찬가지다. 100명이 도전해서 1명이 성공하는 것이 창업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학생들이 창업을 너무 쉽게 보는 것 같다. 이건 창업을 장려하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취업이 잘 안되니까 창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2015년 현재,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약 50퍼센트다. 창업성공률은 1퍼센트 내외다. 창업이 취업보다 50배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단순 수치만이 아니라,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그렇다. 취직을 하면, 큰 기업일수록 창의력이나 자율성을 발휘할 여지가 적다. 거대한 조직의 작은 한 부분만 다루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에서 시키는 일만 잘 하면 된다. 최악의 경우 해고를 당해도 당장 수입이 끊어질 뿐, 다른 위험은 없다.

반면에, 창업을 하면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한다. 스스로 찾아보고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일을 시키지도 않는다. 그리고 실패하면 빚더미 위에 앉는다. 그만큼 창업이 더 어렵고 위험하고 성공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창업이 힘들고 어려운 만큼, 성공하면 큰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젊은 나이에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일을 누구의 간섭도 없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금융에서 말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창업은 결코 취업이 잘 안되서 선택하는 어쩔 수 없는 대안이어서는 안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창업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창업이 취업보다 더 어려운 일이니까. 혹시 부모님께서 개인사업을 하고 계시다면 존경의 눈으로 다시 보길 바란다.

3. 창업 아이템이 전부가 아니다

학생들이 창업과 관련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이템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이템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건 맞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창업자는 경영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이런 질문들에 자신만의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창업의 목표나 비전은 무엇인가? 창업에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생산설비와 사무실의 입지는 어디로 할 것이며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원료나 재료는 어디서 공급받을 것인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 어떻게 판매를 촉진할 것인가? 경쟁자는 누구이며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이길 수 있는가? 관련된 산업동향은 어떠한가? 관련된 거시환경은 어떠한가? 우리 업체의 강약점과 외부적인 기회와 위협 요인은 무엇인가? 혼자 창업할 것인가 동업할 것인가? 직원을 고용할 것인가? 고용한다면 고용규모와 임금수준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조직을 어떻게 구성해서 어떻게 이끌 것인가? 언제 창업할 것인가? 등등의 질문들 말이다.

이런 질문들 중 어느 하나라도 답이 마련되어있지 않다면 창업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런 질문들이야말로 기업을 경영하는 데에 있어 가장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질문들이기 때문이다. 잘 운영되던 멀쩡한 기업도 경기불황으로 망하는 판국에 이제 시작하는 업체가 이런 기본적인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면 그 끝은 너무나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4. 지피지기면 백전일승이다

위의 논의와 같이, 창업하고자 하는 업체의 관점에서 업체의 역량을 평가하고 외부환경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창업자 본인에 관한 성찰이다. 만약, 창업자 본인의 역량이 이런 창업구상을 구현하기에 역부족이면 창업이 실패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기업경영에 대한 모든 사항을 알고 있어야겠지만, 이런 것들을 지식으로만 알고 있어서는 안된다. 해당 업종에서 최소 몇년간의 경험이 필요하다. 이론과 실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기업에 취업을 해도 1년도 안되어서 적성에 맞지 않다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창업은 이런 이유로 실패하면 금전적 손실이 너무 크다. 따라서,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에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이다. 인턴도 좋고 아르바이트도 좋다. 책과 이론으로 배운 지식 뿐 아니라 직접 겪고 부딪치면서 어깨 너머로 배운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아무리 경험을 쌓고 지식을 쌓아도 본인의 성향이 창업과 안맞을 수도 있다. 영업능력과 대인관계가 중요한 산업이라면, 외향적인 사람이어야 창업에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반면, 연구개발과 아이디어가 중요한 산업이라면 창의적인 사람이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장인정신을 요구하는 분야라면 꼼꼼함과 꾸준함이 요구될 것이 분명하다. 즉, 창업 아이템과 창업자 성향간에 궁합이 맞아야 할 것이다.

더 근본적으로, 창업자는 능동적이고 부지런해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창업은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스스로 챙겨가면서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스스로를 돌아볼 때, 수동적이라고 생각되거나, 게으르다고 생각된다면 창업에 대해 재고해 보길 권한다. 물론, 본인이 관심이 없는 분야여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수업시간에 단한번도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거나 궁금해서 질문을 하거나 외부자료를 스스로 찾아본 적이 없는 학생이라면, 창업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보길 강력하게 권한다.

이렇듯, 스스로를 잘 알고, 창업 아이템과 경영에 대해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창업을 해야 100번중 1번의 비율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지피지기어야 백전일승이다.

5. 받을 수 있는 도움은 받아라

충분한 경험과 많은 지식을 가지고 능동적이고 근면하다고 해서 반드시 창업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그렇게 해도 백전일승에 불과하다. 그럼 어떻게 하는가? 창업관련 고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선, 대학에서 개설하는 창업관련 과목을 수강해야 할 것이다. 과목명에 "창업"이라는 말이 들어간 과목은 물론이고, 기업경영과 관련된 과목들, 산업분석이나 거시환경 관련 과목들을 많이 들어 두는 것이 좋겠다. 특히, 자금조달과 자금운용과 관련되는 금융/재무 관련 과목들과 재무회계/세무 과목들은 창업과 경영과정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서의 강의는 실제보다는 이론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좀더 실질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추가로 창업관련 서적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창업관련 서적을 최소 10권 정도 읽어보길 바란다. 모두 창업관련 전문가들이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쓴 책들이고 서로 다른 나름의 노하우를 담고 있는 만큼, 많이 읽어보는 편이 좋다.

정부기관이나 공기업, 대학 등에서 제공하는 창업지원교육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대학강의나 책만으로는 전할 수 없는 많은 유용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책으로는 불가능한, 전문 컨설턴트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궁금한 점이 많고 질문을 많이 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대학강의실에서 보여주는 무기력한 모습이라면 곤란하다.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진흥청,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창업자에게 정책자금을 직접 제공하거나 보증을 서줄 수 있는 창구 또한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이용해야 한다. 이들 기관들은 창업과 관련된 실질적인 교육이나 컨설팅을 해줄 뿐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들이 꺼리는 창업대출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주변에 실제로 창업해서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은 창업선배로서 위의 기관들이 제공해줄 수 없는 사적이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6. 마무리하며

창업은 결코 만만하지도 쉽지도 않은 일이다. 취업을 하지 못해서 생각해보는 대안이 절대 아니다. 많은 것을 알고 많은 경험이 축적되며 모든 것을 스스로 능동적으로 열심히 할 수 있어야 1퍼센트의 확률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창업이다. 창업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라면 오히려 취업이 더 쉬울런지도 모른다. 창업에 관심 있는가? 철저한 준비와 열정이 없는 창업이라면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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