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과제 1을 다 제출받고 점수를 부여하였다. 과제를 받으면서 느낀 점 몇가지를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1. IT 지식 양극화: 동영상을 아주 고퀄리티로 제작해서 배경음악, 그래픽, 화면전환, 조명 등등을 전문적으로 신경 써서 제작한 학생들도 있는 반면에, 낮은 해상도로 기본적인 요건도 못 맞춘 학생들도 상당히 많다. 특히, 해상도 1080p 맞추는 게 그렇게도 어려운지, 그리고 링크 거는 버튼 써서 링크 거는 게 그렇게도 어려운지 이 두 기본요건을 못 갖추고 마감시한에 쫓겨 헐레벌떡 영상을 제출한 학생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음번 과제 2에서는 해상도 기준을 없애기로 했다. Z세대는 영상이 텍스트보다 더 편한 세대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영상과 관련해서 허술한 모습을 보이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2. 태도의 양극화: 초긴장상태로 동영상 촬영을 해서 보고 있노라면 무섭기까지 한 학생들도 있는 반면에 실실 웃으면서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농담도 막 해가면서 촬영한 학생들도 있다. 단순히 성격 차이인가...

 

3. MBTI 인기 대폭발: 상당수의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은 MBTI로 자기소개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 본인의 유형을 다 외우고 있고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기까지 한다. MBTI가 우리학교 의무사항인가 싶다. 예전에 혈액형으로 사람 성격이 어쩌고 하던 그런 비과학적인 분류(일본이 기원이라고 알고 있다)보다는 낫지만, MBTI도 과학적인 근거가 많이 부족하다고 비판받는데 너무 맹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4. 주식투자를 하는 학생이 많다: 느낌상 대부분의 학생들이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주식투자를 하는 학생이 많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학생도 일부 보인다. 돈 많이 벌었다는 학생은 극소수인 것 같다만...

 

5. 증권회사에 가고 싶은 학생이 많다: 작년, 재작년까지만 해도 금융권 가고 싶다는 학생들은 은행 가겠다는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지금은 증권사 가고 싶다는 학생이 엄청 많아졌다. AI,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얘기하지 않더라도 2008년 이후로 증권사는 인력이 줄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입사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6. 공무원이 많다: 자기소개 동영상을 보다보면 의외로 현직 공무원인 학생들이 꽤 있다. 지방직, 국가직 막론하고, 합격해서 근무하고 있는 학생도 있고, 합격하고 임용유예를 걸어놓은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 취업에 대해서 걱정하는 모습을 강의나 블로그를 통해서 많이 보이고 있는데, 생각보다 스스로 본인의 진로를 씩씩하게 잘 개척해버린 학생들이 많아서 놀랐다. 특히, 현직 공무원인데 하는 일이 마음에 안 들어서 새로 공무원 시험을 보고 최종 결과를 기다린다는 학생도 있어서 더욱 놀랐다. 남들은 한번 합격하기도 어려운데 두번이나 합격하다니...

 

7. 공기업과 공무원을 준비하는 학생이 많다: 심각한 취업난에 기업들이 공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그렇겠지만, 공무원시험이나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학생이 굉장히 많다. 특히,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금융공기업 준비생들도 종종 눈에 띈다.

 

8. 공인회계사 준비생이 꽤 생겼다: 예전에는 다들 도전조차 해보지 않던 공인회계사 시험에 도전하겠다고 준비중인 학생이 확실히 늘었다는 느낌이다. 외감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공인회계사의 근무여건과 대우가 급격히 좋아진 것과, 최근의 취업난이 맞물린 현상인 것 같다. 국가 전체로 봐서는 이게 바람직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우리학교, 우리과 학생들 기준으로는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주눅들어서 아예 준비조차 하지 않던 자격증을 용기내서 도전하고 있으니까.

 

9. 방황하는 학생들도 많다: 4학년인데도 아직 본인의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이 참 많다. 4~8에 해당하는 학생보다 더 많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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