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나 편입을 하면 마음이 급해진다. 남들보다 늦게 이 전공을 시작하기 때문에 졸업이 늦어질까봐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무턱대고 많은 과목을 아무렇게나 한꺼번에 신청하면 성적이 나빠져서 재수강하느라 오히려 졸업이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첫 학기 수강신청은 신중하게 하는 게 좋다.
경제학과 금융학은 블록 쌓기와 비슷하다. 아래쪽 블록을 제대로 쌓지 않으면 아무리 높이 쌓아도 결국 무너진다. 마치 수학처럼. 여러분이 어느 순간 수학을 포기하면 그 이후의 내용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경제학과 금융학은 수학만큼 선후관계가 엄격하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꼭 먼저 들어야 하는 과목들이 있다.
1. 미시경제학: 미시경제학은 경제학의 근본이다. 미시경제학 중 가장 초보적인 입문과목이 <경제학의이해 1> 과목이다. 따라서, 1학년 1학기 과목인 <경제학의이해 1> 과목은 다른 어떤 과목보다 먼저 들어야 한다. <경제학의이해 1> 과목의 내용을 미적분학을 이용해서 심화시켜 다루는 과목이 2학년 1학기와 2학기에 개설되는 <미시경제학 1, 2>이다. 이때 필요한 미적분 스킬은 1학년 2학기에 개설되는 <경제금융수학> 과목을 수강함으로써 확보할 수 있다. <경제학의이해 1>과 <미시경제학 1> 정도는 들어야 미시경제학의 응용분야인 다른 과목들을 어려움 없이 수강할 수 있다.
2. 거시경제학: 거시경제학은 미시경제학 다음으로 경제학의 근본을 이루는 분야다. 거시경제학 중 가장 초보적인 입문과목은 1학년 2학기에 개설되는 <경제학의이해 2> 과목이다. <경제학의이해 2>는 <경제학의이해 1>과 직접적인 연계는 없지만 기본개념은 공유하기 때문에 <경제학의이해 1>을 듣고 수강하는 것이 좋다. <경제학의이해 2>의 심화과정은 2학년 1학기와 2학기의 <거시경제학 1, 2>이다. <경제학의이해 2>와 <거시경제학 1> 정도는 들어야 거시경제학의 응용분야인 다른 과목들을 어려움 없이 수강할 수 있다.
3. 계량경제학: 계량경제학은 미시경제학이나 거시경제학과는 다르게 통계학 기법을 경제분석에 최적화시킨 내용이다. 따라서, 위의 과목들은 듣지 않았더라도 들을 수 있다. 다만, 수학/통계학 과목이기 때문에 관련과목들의 순서를 꼭 지켜야 한다. 계량경제학의 입문과목은 2학년 1학기와 2학기에 개설되는 <경제통계분석 1, 2>이다. 이 과목들을 듣기 위해서는 1학년 2학기에 <경제금융수학>을 듣는 게 좋다. 그리고 <경제통계분석 1, 2>에 이어지는 심화내용이 3학년 1학기에 개설되는 <계량경제학>이다.
4. 미시금융: 2학년 1학기와 2학기의 <기업금융의이해1, 2>가 금융과목의 가장 기초과목들이다. 당연히 순서대로 제일 먼저 듣는 게 좋다. 하지만, 3학년 1학기의 <파생금융상품의이해>(조승모), 3학년 2학기의 <증권시장과투자분석>(조승모), 4학년 1학기의 <금융투자사례연구>(조승모)는 각각 독립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필요한 선수지식도 수업에 포함시켜 놨기 때문에 학년과 수강과목 상관없이 수강해도 된다. 1학년이 들어도 무방하다. 참고로, 조승모 교수의 과목은 1학년 2학기 <경제금융수학>, 3학년 1학기 <파생금융상품의이해>, 3학년 2학기 <증권시장과투자분석>, 4학년 1학기 <금융투자사례연구>인데 고학년 과목일수록 수학적 부담도 적고 내용도 더 쉬워진다. 오픈북 시험이 기본이기도 하고.
5. 거시금융: 거시금융 과목들인 <화폐금융론>, <은행이론의실제>, <국제통화금융> 등은 <경제학의이해 2>와 <거시경제학 1>을 들은 후에 수강하는 게 좋다.
이러한 점을 참고해서 첫 학기 수강신청을 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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