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길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영남대역에서 나랑 같이 내렸고 나이가 20대 초반으로 보여서 이렇게 추정)이 화장품 통을 꺼내서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 화장 고치나 싶었는데 웬걸? 콤팩트? 뭐 그런 걸 꺼내서 얼굴을 꼼꼼하게 마구 두들기더니 얼굴 뿐만 아니라 목이랑 어깨까지 구석구석 화장품을 바르기 시작했다. 금방 끝나겠지 했다.
예상과 달리 본격적으로 화장품이 잔뜩 담긴 파우치를 꺼내는 게 아닌가? 나는 급하게 옆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나한테 화장품 묻거나 화장품 가루 날릴 것 같아서. 화장하면서 팔꿈치로 내 옆구리를 찌르는 것 같기도 하고.
그후로도 속눈썹에 마스카라 바르고 입술에도 뭐 바르고 끝이 없었다. 시계를 보니 대략 20분 정도 화장을 하는 것 같았다. 영남대역에 가까워지니 그제야 화장품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로서는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자리 옮기지 말고 바로 옆에서 머리카락 심하게 긁적긁적 하고 털어볼까 싶기까지 했다. 체면상 실제로 그렇게 행동할 수는 없었겠지만...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여자"라고 검색해보면 수년에 걸쳐서 이 주제로 작성된 신문기사, 사설, 블로그 포스팅 등이 많기도 하다 싶다. 어떤 글은 그런 여자를 비난하고 어떤 글은 그런 여자를 옹호하고 어떤 글은 그 비난을 비난한다. 나는 처음 겪은 일이지만 흔한 일인가 싶다.
나로서는 크게 기분 나쁜 정도는 아니고 좀 신경쓰이고 성가신 정도의 경험이다. 요즘 20대 남녀 학생들은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렇게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심리가 진심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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